쿠쉬나메(Kushnameh) 속 '프라랑' 공주, 그 이름에 담긴 언어적 기원과 신라의 자취
1. 페르시아 서사시 《쿠쉬나메》와 신라(Basilla)
11세기경 페르시아의 구전 서사시인 《쿠쉬나메》는 7세기 중엽 멸망한 사산조 페르시아의 유민들이 바닷길을 통해 신라로 망명했던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서사시 속에서 신라는 '바실라(Basilla)'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며, 풍요롭고 평화로운 미지의 낙원으로 묘사됩니다.
2. 여주인공 '프라랑(Frarang)'의 언어적 분석
이 서사시의 핵심 인물은 신라의 왕과 페르시아의 왕자 아브틴 사이를 잇는 '프라랑(Frarang)' 공주입니다. '프라랑'은 페르시아어로 '우아한', '아름다운 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페르시아인의 시선에서 기록된 이름일 뿐, 그녀가 신라에서 실제로 불렸던 고유 명칭에 대해서는 학술적인 추론이 필요합니다.
3. 우리말 이름에 대한 고찰: '파란' 혹은 '바란'
언어학적 관점에서 '프라랑'이라는 발음은 신라 시대의 고어 음운 체계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입니다.
'파란' 또는 '바란': 현대어의 '푸르다' 혹은 '파랗다'의 고어적 형태인 '파란/바란'이 외래어 표기 과정에서 '프라랑'으로 음차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신라가 가진 동해안의 지리적 특성과 '청(靑)'색을 숭상했던 문화적 배경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의미의 확장: 만약 그녀의 이름이 '파란'이었다면, 이는 단순한 색채를 넘어 신비롭고 고귀한 신분을 상징하는 고유어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4. 맺음말 《쿠쉬나메》는 단순한 신화가 아니라 고대 실크로드를 통한 문명 간의 실질적인 교류를 증명하는 귀중한 사료입니다. '프라랑'이라는 이름 속에 숨겨진 우리말의 흔적을 찾는 과정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신라의 역동적인 대외 교류사를 재조명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